<몰아 쓰는 제로웨이스트 도전일기>
이번 주 월요일(17/08/21)부터 제로웨이스트-휴지에 도전 중입니다. 지난 관찰기에서 관찰한 쓰레기 중 Top 3위를 차지했던 휴지를 없애보는 도전이에요. (1, 2위는 없애지 않는다.) 일기형식으로 올려볼까 합니다. 그 때 그 때 업로드할게요 :)
8/24(목) 흐림
4일차
변수가 생겼다. 집, 회사가 아닌 제 3의 공간에 가게 된 것이다. 바보처럼 난 또 손수건을 챙기지 않았다. 난 정말 무언가 들고 다니는 것에 재능이 없다. 그 곳은 또 내용만큼이나 다과가 아주 정성스럽다는 진저티의 웤숍(어댑티브리더십 출간 기념: http://gingertproject.co.kr/archives/2299, 막간 홍보)이었기 때문에, 과카몰리를 접시에 담으며 오늘 난 실패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날 시험하려는 듯 과카몰리는 가만히 있지 않았고, 내 손을 따라 테이블에 떨어졌다. 가만히 둘까? 휴지를 쓸까? 이미 손도 한껏 더러워져 휴지를 원하고 있었고, 오늘은 왠지 포기하고 싶었다. 티슈를 대체할 것도 찾아보았지만, 마땅치 않았다. 티슈 바로 앞까지 손이 갔다. 휴지욕구 90%인 순간 제로웨이스트를 다시 한 번 떠올리며 과카몰리를 손으로 쓸어 담아 버렸다. (뿌듯)
오늘은 스스로를 칭찬하며 스코어 0 웨이스트!
8/23(수) 비온 후 갬
3일차
인식을 하기 시작하니 휴지를 쓰지 않는 것이 생각보다 아주 쉽다는 생각이 든다. 손을 씻은 후엔 손수건도 필요 없고, 바지 옆 부분을 애용 중이다. 역시 마음먹기가 어려웠던 걸까 라는 생각과 복순 님이 올려주신 플랭크 짤이 머릿속에 겹친다.
방심은 또 그렇게 찾아와, 저녁으로 튀김요리를 하는 중에 키친타올을 써버렸다. 물티슈를 썼을 때처럼 ‘이것은 휴지인가?’ 라는 생각이 비굴하게 올라온다. 휴지다! 이것도 휴지다..흙
아니 근데 튀김요리하고 키친타올은 무엇으로 대체하지? 난 바삭한 튀김이 먹고 싶은데..(궁시렁)
오늘의 스코어 1 웨이스트!
8/22(화) 흐림
2일차
오늘은 어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손수건의 존재를 인식하려고 노력해보았다. 나의 동선은 굉장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집 거실에 손수건 하나, 사무실에 하나를 두었다. 손수건을 들고 다니려고 신경쓰다보면 결국 실패할 거고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기 때문이다.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도 거추장스러워하는 내가 아닌가. 이러한 지능형 노력에 힘입어 오늘은 제로웨이스트를 달성. 그새 우쭐한 기분이 들어 휴지만 줄이는 건 너무 쉬운데? 뭔가 더 해볼까? 라는 자만한 생각이 스쳤다. 스치기만 해서 계획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 같다.
결론은 오늘의 스코어 0 웨이스트 달성!
8/21(월) 비
1일차
사람들과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서버분이 메뉴판과 함께 물티슈를 가져온 것을 무의식을 따라 써버렸다. 정신을 차린 후 물티슈를 본 순간 이건 ‘휴지와 다르지 않나’라고 합리화해봤지만 용처가 같으므로 쓰레기로 인정. 그 뒤 그 물티슈 하나로 이리저리 튄 음식들을 처리. 뭔가 짠내 나는 느낌이 들었다.
퇴근 후 저녁으로 외식을 하자! 싶었다. 점심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집에서 쓰는 손수건을 챙긴 후 식당으로 향했지만,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본 후 정신을 차리니 이미 휴지 한 장이 덩그러니. 나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동물임을 느끼며. 자꾸 휴지로 가는 손을 의식의 끈으로 부여잡으며 식사를 했다. 아직은 손수건이 익숙하지 않은가보다.
오늘의 스코어는 2 웨이스트!